창백한 푸른 점 – Pale Blue D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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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이런 얘기가 오고 갑니다.

“학교 어디 나오셨어요?”, “어느 학교 다녀요?”

“그 지역 사람들은 원래 그래”, “그쪽 동네는 그게 문제야”

뉴스에서는 다문화 가정에 대한 얘기가 자주 나옵니다.

또, 문화가 달라서, 종교가 달라서, 인종이 달라서, 가치관이 달라서, 국가의 이익, 개인의 이익 등 수 많은 다름으로 서로가 다투고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그냥 썼던 말들이 있습니다.

은하계의 한 점으로도 보이지 않는 태양계에서, 거기에서도 아주 작아서 보이지도 않는 조그만 지구 위에서, 그 지구에서도 티끌처럼 작은 나라들이 어쩌고 하며, 주절거리곤 했습니다.

예전에 한번 이 책을 읽었던 것이 제게 영향을 줬던 것인지, 이 책의 내용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않고 내 생각인 냥 내뱉곤 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우연히 이 책을 다시 접하게 되어서 몇 자 적어봅니다.

‘창백한 푸른 점 (Pale Blue Dot)’

– 칼 세이건 (Carl Edward Sagan)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은 보이저 1호가 찍은 지구의 사진을 부르는 명칭입니다.

이 사진은 1990년 2월 14일 보이저 1호가 촬영했습니다. 이 사진에서 지구의 크기는 0.12화소에 불과하며, 작은 점으로 보입니다.

촬영 당시 보이저 1호는 태양 공전 면에서 32도 위를 지나가고 있었으며, 지구와의 거리는 64억 킬로미터였습니다.

사진에서 지구 위를 지나가는 광선은 실제 태양광이 아니라 보이저 1호의 카메라에 태양빛이 반사되어 생긴 것으로, 우연한 효과에 불과합니다.

같은 제목의 책 ‘창백한 푸른 점’은 저자 칼 세이건이 이 사진을 보고 감명을 받아 저술한 것입니다. 이 사진은 칼 세이건의 의도에서 촬영된 것이었습니다. 그는 이 책에서,

“지구는 광활한 우주에 떠 있는 보잘것없는 존재에 불과함을 사람들에게 가르쳐 주고 싶었다”

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의도로 그는 보이저 1호의 카메라를 지구 쪽으로 돌릴 것을 지시했습니다. 많은 반대가 있었으나, 결국 지구를 포함한 6개 행성들을 찍을 수 있었고 이 사진들은 ‘가족 사진’으로 이름 붙여 졌습니다. 다만 수성은 너무 밝은 태양빛에 묻혀 버렸고, 화성은 카메라에 반사된 태양광 때문에 촬영할 수 없었습니다. 지구 사진은 이들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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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afranine.egloos.com/4811503

책 첫 번째 챕터의 내용을 간략히 소개하겠습니다.

Chapter 1: You Are 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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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땅덩어리는 하나의 점일 뿐이고, 우리가 머무는 곳은 그 점의 작은 구석일 뿐이다.
The entire Earth is but a point, and the place of our own habitation but a minute corner of it.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170년경 로마 황제
– Marcus Aurelius, Roman Emperor (CA. 170)

모든 천문학자가 가르쳐주는 것처럼 지구의 둘레는 무한해 보이지만, 우주의 장대함과 비교했을 때 순전히 작은 점에 불과하다.
As the astronomers unanimously teach, the circuit of the whole earth, which to us endless, compared with the greatness of the universe has the likeness of a mere tiny point.

– 아미아누스 마르셀리누스, 로마 마지막 대역사가
– Ammianus Marcellinus, The Last Major Roman Historian (CA. 330~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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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선은 지구에서 멀어지고 있었다. 외곽 행성궤도를 넘어서서, 황도면 위쪽으로, 쉽게 말해 행성들의 궤도가 거의 포함되는 마치 경주로와 같은 가상의 평면 위에 있었다.
Ths spacecraft was a long way from home, beyond the orbit of the outermost planet and high above the ecliptic plane – which is an imaginary flat surface that we can think of as something like a racetrack in which the orbits of the planets are mainly confirm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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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선은 태양으로부터 약 64,000km/h의 속도로 질주하고 있었다. 그런데, 1990년 2월 초 지구로부터 다급한 전보가 전해졌다. 우주선은 고분고분하게 이제는 멀어진 행성들을 향해 카메라를 돌렸다.
The ship was speeding away from the Sun at 40,000 miles per hour. But in early Feburary of 1990, it was overtaken by an urgent message from Earth. Obediently, it turned its cameras back toward the now distant planets.

나는 토성을 지나자마자 마지막으로 고향을 돌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토성에서 지구는 보이저가 식별하기에 너무 작을 것이다. 우리의 행성은 그저 외롭게 빛나는 점에 불과할 것이다. 보이저가 볼 수 있는 태양과 행성 사이의 많은 다른 빛나는 점들과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이런 우리의 보잘것없는 모습이야말로 이 사진을 값지게 만들어줄 것이다.
|I thought it might be a good idea, just after Saturn, to have them take one last glance homeward. From Saturn, I knew the Earth would appear too small for Voyager to make out any detail. Our planet would be just a point of light, a lonely pixel, hardly distinguishable from the many other points of light Voyager could see, nearby planets and far-off suns. But precise because of the obscurity of our world thus revealed, such picture might be worth hav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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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에 흩어진 먼 곳의 별들과 행성 위에 놓여진 사각형 조각들이다.
So here they are a mosaic of squares laid down on top of the planets and a background smattering of more distant stars.

이 사진에 인간의 흔적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우리가 헤집어놓은 지표의 모습도, 우리의 기계들도, 우리들 자신조차도 이 지점에서 볼 때, 우리가 집착하는 국가주의 따위는 눈을 씻고 보아도 보이지 않는다. 이 세상의 규모에서 별이나 은하는 말할 것도 없이 인간은 하찮은 존재에 불과하다. 보잘것없이 외로운 암석과 금속덩어리 위에 얇게 발라진 존재일 뿐이다.
There is no sign of humans in this picture, not our reworking of the Earth’s surface, not our machines, not ourselves: From this vantage point, our obsession with nationalism is nowhere in evidence. On the scale of worlds – to say nothing of stars or galaxies – humans are inconsequential, a thin film of life on an obscure and solitary lump of rock and metal.

이 거리에서 행성은 빛나는 점으로 보일 뿐이다. 높은 분해능의 보이저 망원경으로 보아도 말이다. 땅 위에서 맨눈으로 볼 수 있는 행성들처럼, 대부분의 별들보다 밝아 보이는 푸른 점으로 보인다. 몇 달의 주기 동안 지구는 다른 행성들처럼 별들 사이를 배회할 따름이다. 단순히 이 점들을 보고서는 전혀 알 수 없다. 이게 무엇인지, 거기에 무엇이 있는지, 어떤 과거를 지녔는지, 지금 시점에서 누가 살고 있는지.
From this distance the planets seem only points of light, smeared or unsmeared-even through the high-resolution telescope aboard Voyager. They are like the planets seen with the naked eye from the surface of the Earth-luminous dots, brighter than most of the stars. Over a period of months the Earth, like the other planets, would seem to move among the stars. You cannot tell merely by looking at one of these dots what it’s like, what’s on it, what its past has been, and whether, n this particular epoch, anyone lives there.

지구는 관심을 끌만한 것이 전혀 없다.
The Earth might not seem of any particular interest.

그러나 우리의 사정은 다르다. 이 점을 다시 한번 보라.
But, for us, it’s different. Look again at that d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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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여기다.
That’s 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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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고향이다.
That’s 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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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우리다.
That’s 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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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위에 당신이 사랑하는 모든 이가,
On it everyone you love,

당신이 알고 있는 모든 이가,
everyone you know,

당신이 들어봤던 모든 이가,
everyone you ever heard of,

그 누가 됐건 그 모든 사람들이 그들의 삶을 살아갔다.
every human being who ever was, lived out their li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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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기쁨과 슬픔이,
The aggregate of our joy and suffering,

수많은 의기양양했던 종교들과 이데올로기와 경제 독트린들이,
thousands of confident religions, ideologies, and economic doctrines,

모든 사냥꾼들과 약탈자들이,
every hunter and forager,

모든 영웅과 비겁자, 모든 문명의 창조자와 파괴자들이,
every hero and coward, every creator and destroyer of civiliz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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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왕과 농부가,
every king and peasant,

모든 사랑에 빠진 젊은이들이,
every young couple in love,

모든 아버지와 어머니가, 모든 희망에 찬 아이들이,
every mother and father, hopeful chi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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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발명가와 탐험가가, 모든 윤리적 스승들이, 모든 부패한 정치인들이,
inventor and explorer, every teacher of morals, every corrupt politician,

모든 슈퍼스타들이, 모든 위대한 지도자들이,
every “superstar”, every “supreme leader”,

모든 성인과 죄인들을 포함한 인류 역사의 모든 사람들이 저곳에서
every saint and sinner in the history of our species lived there

햇살 속에 부유하는 먼지 위에 살아갔던 것이다.
on a mote of dust suspended in a sunb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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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는 장대한 우주라는 공연장의 작은 무대에 불과하다. 그 모든 장군과 황제들이 흩뿌린 피의 강줄기를 생각해보라, 영광과 승리를 외치며 그들이 찰나 동안 가졌던 것은 이 점의 한 조각이었다. 이 점의 한 구석에 사는 사람들이 구별할 수 없는 다른 구석의 사람들에게 저질렀던 셀 수 없는 잔인한 행위들을 생각해보라,
The Earth is a very small stage in a vast cosmic arena. Think of the rivers of blood spilled by all those generals and emperors so that, in glory and triumph, they could become momentary master of a fraction of a dot. Think of the endless visited by the inhabitants of one corner of this pixel the scarcely distinguishable inhabitants of some other cor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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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자주 그들은 오해했던가, 얼마나 서로 죽이길 열망했던가, 얼마나 서로를 증오했던가. 우리의 허영심, 우리의 몽상적인 자기본위, 우리가 우주에서 특별한 위치에 있다는 망상들을 이 창백하게 빛나는 점은 심판대에 올리고 있다.
how frequent their misunderstandings, how eager they are to kill one an other, how fervent their hatreds. Our posturings, our imagined self-importance, the delusion that we have some privileged position in the Universe, are challenged by this point of pale 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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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행성은 광활한 어둠 속 외로운 점에 불과하다. 우리는 이렇게 보잘것없고, 이 광활함을 보면 외부에서 우리를 구해줄 어떠한 도움의 손길 따위는 보이지 않는다. 좋거나 싫거나, 지금 우리가 디디고 서야 할 곳은 지구 뿐이다.
Our planet is a lonely speck in the great enveloping cosmic dark. In our obscurity, in all this vastness, there is no hint that help will come from elsewhere to save us from ourselves. The Earth is the only world known so far to harbor life. There is nowhere else, at least in the near future, to which our species could migrate. Visit, yes. Settle, not yet. Like it or not, for the moment the Earth is where we make our st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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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은 겸손함과 인격을 도야하는 학문이라고들 말한다. 어리석은 인간의 오만함을 보여주는데, 우리의 조그마한 세계를 관조하는 이 사진만한 게 있을까?
It has been said that astronomy is a humbling and character-building experience. There is perhaps no better demonstration of the folly of human conceits than this distant image of our tiny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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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이 사진은 책임감을 일깨워준다. 서로를 좀더 따뜻하게 대하고, 가꾸고 보살필 것을 말이다. 우리가 아는 유일한 고향인 이 창백한 푸른 점을.
To me, it underscores our responsibility to deal more kindly with one another, and to preserve and cherish the pale blue dot, the only home we’ve ever kn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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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 Carl.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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